오늘 동네 할머니집 심방을 했습니다. 버릇처럼 거실을 둘러 보다가 눈길이 팍 가는 곳이 있었습니다.
"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데
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만은
다정도 병인냥 하여 잠 못 이루어 하노라."
이조년. 성주 이씨.
이조년의 후손 집이었습니다.
감격했습니다.
배꽃이 피는 봄날의 밤은 사람의 마음을 울렁거리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. 10년도 전에 만났던 할머니 한 분이 생각났습니다.일찍이 혼자되어서 자식들 어렵게 키웠습니다.할머니 그래도 사람노릇 하는 자식들 때문에 행복했다고 합니다.그러나 그것도 잠깐 장남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버린 것입니다. 할머니는 저에게 이런 하소연을 했습니다.
"달 밝은 밤에는 더 미치겠어요.천리만리 가고 싶어요."